오래간만의 만남...

Posted by Casker
2010. 1. 9. 19:26 일상

조용한 방에 갑자기 울리는 Luv 의 전주...왠 전화인가 하며 발신자를 보니 중학교 시절의 친구였다. 오래간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 최근 1년간 전화나 메신저로만 연락을 하고 만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반가운 마음에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곤 약속 장소로 나갔다. 현관문을 열자 아직 쌀쌀한 날씨에 녹지 않고 질기도록 살아 남은 이제는 조금 지겨운 눈들이 보인다. '아 오래도 가는구나...좀 녹지' 라며 대문을 나서는데 눈 앞에 하얀 눈가루가 날린다. 바람이 불어 쌓였던 눈들이 날리는 건가하며 하늘을 보니 눈이 내린다.









아직 녹지 않은 눈들의 흔적 덕에 질척이고 미끄러운 도로, 이제 막 내리기 시작한 눈... '이런 날 기다리면 추울텐데'라는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졌다.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어깨에 하얀 눈이 살짝 쌓이기 시작한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잘 지냈냐...요샌 어떻게 지내냐라며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날리는 눈을 피하기 위해 근처 시장에 자리 잡은 곱창집으로 향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있으려나 하며 들어간 내부에는 이미 거나하게 취해서 대화를 나누는 어르신들이 계셨다. 자리에 앉아 출출한 배를 채우려 야채곱창과 소곱창을 1인분 씩 주문하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회사 이야기, 대학교에 다시 가려고 하는 이야기, 손가락에 종양이 생겨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 엎친데 덮친격으로 혈압도 살짝 높게 나와서 지금 하루종일 체크하는 중이라는 이야기...이게 과연 우리 나이에 나누는 이야기 꺼리인가 싶기도 하지만..아무튼 조금은 놀라움과 걱정 섞인 이야기를 하는데 곱창이 나왔다. 처음엔 소곱창만 나와서 '양이 이렇게 적어?'라는 생각이 들 찰나 야채곱창도 따로 나왔다. 2인분 이지만 상당히 많은 양이었다. 급하게 곱창을 입에 넣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렇게 한참의 수다를 떨고 나서 밖으로 나와 친구를 배웅하곤 나도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오는 길엔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다. 아직 녹지 않은 눈도 이렇게 많이 있는데...




몇일 전 폭설로 인해 교통이 불편해졌던 경험 탓인지 조금씩 내리는 눈에도 굴삭기와 사람들이 나와서 열심히 눈을 치우고 있었다. 역시 기계가 동원되니 순식간에 치워지는 눈들...기계가 편하긴 편하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바닥엔 눈도 가득한데 용감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시는 아저씨도 계셨다. 흠...걸어다니기도 미끄러운데 자전거라니 왠지 생면부지인 나까지도 걱정하게끔 만드는 아저씨였다. 이내 남 걱정은 쉽게 접어두고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한참을 걸어 집 앞에 도착했다.






집 앞에 몇일 째 세워져 있는 강렬한 핑크빛 자전거...
너무 오래도록 세워져 있어서 이건 대체 누구의 자전거일까하는 궁굼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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