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전 (高地戰, 2011) 후기, 우리는 왜 싸우고 있는걸까?

Posted by Casker
2011. 8. 6. 00:27 문화생활/영화

고지전(高地戰, 2011 )

전쟁, 드라마 / 한국 / 133분 / 개봉 2011.07.20
신하균강은표), 고수김수혁), 이제훈신일영), 류승수오기영),
고창석양효삼), 조진웅유재호) 정인기 이다윗남성식)



휴가의 이틀을 장염으로 고생을 하고 어느정도 몸을 추스르고 나서야 이렇게 휴가를 허무하게 보내면 안되겠단 생각이 들어서, 요즘 평이 괜찮다던 고지전을 예매했다. 전 날 오션월드에 다녀온 동생이 피곤하다며 펑크를 내는 바람에 혼자 가게 되었지만...-_- 아무튼...

 

1951년, 우리가 알고 있던 전쟁은 끝났다 이제 모든 전선은 ‘고지전’으로 돌입한다!

1953년 2월, 휴전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교착전이 한창인 동부전선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전사한 중대장의 시신에서 아군의 총알이 발견된다. 상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적과의 내통과 관련되어 있음을 의심하고 방첩대 중위 ‘강은표’(신하균)에게 동부전선으로 가 조사하라는 임무를 내린다. 애록고지로 향한 은표는 그 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친구 ‘김수혁’(고수)을 만나게 된다. 유약한 학생이었던 ‘수혁’은 2년 사이에 이등병에서 중위로 특진해 악어중대의 실질적 리더가 되어 있고, 그가 함께하는 악어중대는 명성과 달리 춥다고 북한 군복을 덧입는 모습을 보이고 갓 스무살이 된 어린 청년이 대위로 부대를 이끄는 등 뭔가 미심쩍다. 살아 돌아온 친구, 의심스러운 악어중대. 이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은표는 오직 병사들의 목숨으로만 지켜낼 수 있는 최후의 격전지 애록고지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데…

 

영화를 보고나서...

 

나는 전쟁영화를 좋아한다. 화려한 전투신을 좋아한다. 쾅쾅 터지는 포화음과 날아다니는 총탄의 소리들 그리고 치열하게 그려지는 전장의 모습을 보며 뭐라 설명 못할 만족감을 느끼곤 하기 때문에...그런 면에서 이번 고지전 영화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외국의 유명 전쟁드라마인 BOB를 보는듯 했던 전투씬들 많은 노력들이 들어간 장면 장면들임을 보면서 느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함만을 쫒으려고 전쟁영화를 보는건 아니고, 그 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전쟁으로 인한 살아온 터전이 처참히 파괴되는 모습과 주인공들 한명 한명의 정신이 피폐하게 변하게 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회상 장면을 보면서 나라면 영화 속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 했을까...신일영을 과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그 일로 인해 그의 영혼은 얼마나 처참히 바스라져 내렸을까? 그리고 2초를 잡기 위한 수혁의 행동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하는 등의 생각들이 들었다. 그 상황 속에 실제로 처해진다면 어떤게 정답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그 누가 있을까...

 

2시간 가량의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마음 한켠이 왠지 씁쓸함은 지울 수가 없었다. 뻔히 수많은 죽음이 눈에 보이지만 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슬픈 전쟁상황과 북한군 장교" 싸우는지 모르기 때문이야..."라는 한마디가 머리 속을 계속 맴돈다.

 

 

우리는 왜 싸우고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