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Posted by Casker
2010. 3. 2. 19:21 일상


버스에 올랐다. 피부과로 향하는 버스가 있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지하철로도 갈 수 있지만,  빼곡한 사람들 속에 치여가며 가는 것도 싫고 창 밖으로 어두컴컴한 지하 콘크리트 벽만 보이는게 싫어서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갈아타야 된다는 귀찮음도 있고. 치료 받은 피부를 보호하는 목적도 있지만 사실 지금 상태가 상처들 때문에 꽤나 징그러운 관계로 평소에 쓰지 않는 모자도 푹 눌러쓰고, 후드티의 모자도 한거풀 덮어썼다. 거기에 마스크까지 착용. 완전 무장을 했다. 나름 "흠 이정도면 됐어" 라고 생각했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이건 뭐 TV속에 나오는 범죄자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얼굴이 흉한 상태라 시선을 끌지 않으려고 한 짓(?)이지만 막상 밖에 나가보며 되려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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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올랐다. 구형버스다. 이 버스는 출고된지 얼마 안된듯한 신형 차량과 족히 10년은 넘게 운행한듯한 낡은 차량이 같이 운행한다. 근데 난 구형 버스가 더 좋다. 좌석도 더 넓고 실내도 더 넓은듯 싶다. 요새 나오는 신형 차량들은 사람들도 구형보다 더 적게 타는 것 같은데도 훨씬 불편한 이상한 내부구조와 딱딱한 좌석 때문에 구형보다 끌리지 않는다. 내부 디자인이 더 퇴화한거 같은 느낌. 디자인한 사람의 의도가 궁굼해진다.



병원 진료를 마치곤 근처 커피숍을 찾았다. 아메리카노를 하나 주문했다. 평소엔 혼자 커피숍에 가는 일은 없지만 오늘까지인 기프트콘을 사용하기 위한 사명감(?)에 특별히...달달한 자판기 커피를 좋아하는 취향 덕에 아메리카노는 잘 안 먹지만 선택권이 없었던 관계로 커피 반 시럽 반의 조합으로 다시 만들었다.

[ -_- 이건 더 이상 커피가 아니게 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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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제공되는 무선인터넷을 이용해서 잠시 인터넷과 메신져도 즐기며 시간을 때웠다. 커피 마실 때 까지만 하자라는 생각으로 앉았는데 자주 가는 사이트 몇군데를 돌고 메신져로 얘기 좀 하다보니 금새 30분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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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려고 밖에 나왔는데 날씨가 꽤나 쌀쌀하다. 얼마 전까진 날씨가 풀려서 따뜻하더니만 고새를 못 참고 꽃샘추위가 왔나보다. 구름으로 뒤덮여서 우중충한 하늘을 보다보니 앙상한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흑백으로 찍은 것도 아니데 흑백 사진처럼 나왔다. 조금만 더 있으면 이 녀석들도 초록으로 물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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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부우웅~" 핸드폰이 울린다. 얼마 전에 신청한 소프트웨어 신제품 발표회 참가 하라는 문자다. 구경을 가면 재미도 있고 경품 추첨도 한다던데 혹시 모를 행운(?)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얼굴 상태가 영 말이 아닌지라. 어찌해야 될지 고민이다.


갈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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