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소원 좀 어떻게 안 되겠니?

Posted by Casker
2010. 3. 2. 05:38 일상
남들이 다 쉽다고 한번만 보면 철썩 붙어버린다는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시험을 '그래 나도 하면 일주일이면 딸 수 있어'라며 완전 쉬운 자격증으로 치부해 버리며 머리 속에서 서서히 잊어 가다가 이번 졸업을 맞이하며 부랴부랴 급하게 준비 중이다. 필기시험은 기본 실력(?)으로 보면 된다는 친구들의 말만 철썩 같이 믿어 버리곤 일주일 벼락치기로 시험을 봤다가 운영체제 쪽은 정말 쉽게 했는데 스프레드시트에서 간신히 커트라인만 넘겨버리는 사태를 겪곤...실기는 조금 여유를 두고 공부 중인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차라리 C나 C++로 뭔가 짜라고 하면 그게 더 쉽겠는데 살면서 엑셀이라곤 sum average 밖에 안 써 봤는데 이런 저런 함수들과 기능들을 사용하려니 쉽지가 않다. 온라인 강의도 듣고 책도 읽어가며 준비 중인데 몇일 남지 않은 시험 일정이 영 껄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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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출문제를 풀어보다가 지쳐서 시계를 보니 12시가 조금 지나고 있었다. 출출해진 배룰 움켜쥐곤 밥을 챙겨 먹을까 라면을 하나 끓여 먹을까 고민하다가 빵을 사 먹기로 결정. 집 앞 슈퍼에 나가서 우유와 빵을 사와선 우걱 우걱 먹어치워 버렸다. 이미 살 따위, 다이어트 따윈 잊은지 오래인거 같다. 나와 근 20여년을 함께 하는 살들을 이젠 좀 떠나보내야 되는데 정이라도 든겐지 영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불법 장기체류자 같은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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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문득 어제가 대보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여자친구가 대보름이라고 소원을 빌라고 했는데 대문 밖을 나가봤지만 짙게 드리운 구름 때문에 달은 커녕 달빛 조차도 보이지 않아서 "에이~ 보이지도 않는구나 소원 빌긴 글렀군"라고 궁시렁 대며 들어왔었는데... 오늘은 달이 보인다. 물론 선명하게 보이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보이긴 하니 괜찮다고 생각하여 잠시 달 보며 소원을 빌었다. 개인적으론 구름 한점 없이 깨끗해서 달만 덩그러니 나와 있는 것 보단 분위기 있게 구름이 함께 하는 달의 모습이 좀 더 보기 좋았다. 아무튼 소원을 빌곤 집에 들어왔는데 뭔가 아쉬운 마음에 카메라를 가지고 나가서 대충 달 사진 한장을 찍었다. 반팔에 반바지만 입고 있던 터라 삼각대를 놓고 오래도록 찍기도 귀찮았고 추워서 감도를 높이고 대충 한장 찍었다. 뭐 망원 렌즈가 아니라서 크기가 많이 아쉽긴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달만 찍었으면 됐지.


매년 뭔가 남들이 소원을 빈다는 날만 되면 나도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 미신인건 알지만 함께 소원을 빌곤 하는데 그럭저럭 반정돈 이루어 지는거 같긴하다. 그간은 가족의 건강과 금전적 대박(?)을 빌었는데 가족의 건강만 잘 들어준거 같으니까.


올해의 달은 소원 좀 들어주려나.


달아~ 올해는 금전적 대박 좀 어떻게 안되겠니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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