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생활 청산...열심히 일해보자...

Posted by Casker
2011. 11. 29. 18:56 일상

segment 1
        '마음고생...' 

전공은 적성에 영 맞지 않았지만 그 동안 다닌 시간이 아까워 포기하지 못하고 그렇게 졸업을 해버렸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1년여 간을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투자하겠다며 학원도 다니고 교육도 받고 다녔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어릴적부터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해오던 사람들도 많고 관련학과를 나와서 날고 긴다는 사람들을 뛰어넘고 취직이라는 큰 벽을 넘기엔 내가 너무 많이 부족했었다. 결국 마음을 접고 일자리를 알아보기 시작. 



여기저기 이력서를 써서 넣긴 했지만...이미 졸업한지 1년이나 지난 상태, 다른 사람들보다 딱히 뛰어난 스펙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참 힘겨웠다. 서류에서만 광속탈락을 경험하다가 결국 면접까지 보게 된 중소기업에 취직을 하게 됐다. 이렇게 새로운 시작과 함께 마음고생은 끝나는 줄만 알았다.




segment 2
        '세상이 다 그런거야...' 

입사 하자마자 급작스럽게 쏟아진 업무 인수인계로 일주일이 번개같이 지나갔다. 집에서 꽤 떨어진 곳이어서 출퇴근에만 왕복 4시간 이상이 소요되다보니 몸이 점점 지쳐갔다. 그렇게 자취생활을 생각하게 될 즈음에... 생산공정을 배우기 위해서 2~3달 가량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났다.  때마침 기숙사도 제공된다는 소리에 일이 잘 풀린다 싶었다. 

옮겨간 곳에서는 사무직이 아닌 현장직 즉, 몸 쓰는 일을 주로 했다. 하루 종일 제품 상자를 나르고 출하준비를 하고...사무적인 업무도 겸해서 했다. 몸은 많이 힘들었지만 처음엔 다 힘든거라 자신을 다독이며 열심히 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고 수습기간이 지났는데...급여가 애초의 계약과 다르더라...이상해서 물어보니 회사 사정상 급여가 많이 삭감된 상태로 계약이 되었단다. 하아...허탈하고 기운이 빠졌다. 사회 초년생이니 배운다는 생각과 열심히 하자라는 마음으로 힘들어도 참아왔는데, 급여까지 수백만원이 다운된 상태가 되니...더 이상 다닐 마음이 안 들더라. 뭐 여러가지 내부사정도 있었지만...연봉협상을 시도했지만 결국 내 주장은 수렴되지 않았고 결국 퇴사를 하게 되었다. 반년을 일하면서 나름 정도 많이 들고 익숙해진 곳이었는데...사장의 한마디가 정이 싹 달아나게 하더라.

          "세상이 다 그런거야..."
세상이 다 그렇긴 하지만 그게 할 소린가...지금 다시 생각해도 뿌나의 세종 욕 3종 세트가 생각난다.

 

 

segment 3
        '다시 마음고생의 시작...좌절할 즈음...' 

 

주변의 취업한 선배들이나 친구들이 내가 회사를 관둔다고 말 했을 때, 한결같이 하던 소리가 있었다.

"관둘 때 관두더라도, 옮길데 확실히 해놓고 관둬..."

하지만 난 이 말을 흘려들었었다. 소개 받기로 한 회사가 몇 군데 있어서 그 중에 하나는 되겠지라며 무작정 관뒀었다. 물론 당시의 상황도 계속 다니기 좀 애매한 것도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관두고서는 소개 받기로 한 회사의 연락을 기다리며 한 달여간을 빈둥빈둥 놀았던 것 같다. 이 때만 해도 지금 놀지 않으면 일하느라 놀 시간도 없겠지? 라며 놀았다. 하지만 그 소개 받은 회사들에서 퉁퉁 퇴짜를 맞으며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가고 있단걸 깨달았다.

새롭게 공채가 시작된 기업들에 원서를 넣어봤지만 최종면접까지 가는 곳이 없고, 종종 연락이 오는 기업의 면접을 가도 "지금까지 뭐 했어요?" 라는 질문만 받기 일쑤였다. 하긴 내가봐도 그런것 같다.  어중간한 스펙을 가지고 졸업 후 1년은 공부한답시고 거의 버린 셈이 되었고, 취직을 해서 일한 시간도 경력사항에 적기 민망한 6개월..."아 C8...이렇게 백수로 계속 사는거 아냐?" 라는 좌절감이 스물스물 기어 올라왔다.

애초에 연봉 3천만원은 받아야지~!! 라는 얼토당토 않은 생각은 버리고 바닥부터 시작해야겠단 생각으로 지원서를 쓰고 면접을 봤다. 그렇게 수차례... 다행히 가까운 곳의 괜찮아 보이는 중소기업에서 면접 연락왔고, 취직이 됐다. 3개월 간의...아니 지난 2년간의 마음고생이 햇살에 눈 녹듯이 사그라드는 순간이었다.

비록 TV속에서 떠느는 것처럼 신입 연봉 3000만원을 넘게 주는 중소기업(그런데가 있긴한거냐?)은 아니지만...이젠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배워서 능력을 쌓고 나를 성장시켜야겠다. 어디서든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어서 이런 마음고생 따윈 다신 하지 않도록....


뭔 dogsound를 짓걸인건진 모르겠지만....그냥 그간 맘고생을 잠시나마 훌훌 털게 되니 주절주절 기록해 놓고 싶었다.  열심히 살자!!! 아자 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