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트로커(The Hurt Locker), 전쟁 속 변해가는 사람의 모습에 대해서...

Posted by Casker
2010. 5. 11. 01:06 문화생활/영화
줄거리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폭발물 제거반 EOD. 예기치 못한 사고로 팀장(가이 피어스 분)을 잃은 EOD팀에 새로 부임한 팀장 ‘제임스’(제레미 레너)는 독단적 행동으로 팀원들을 위험천만한 상황에 빠뜨린다. 언제 터질 지 모를 급조폭발물과 시민인지 자폭 테러리스트인지 구분할 수 없는 낯선 사람들은 EOD팀을 극도의 긴장과 불안감에 빠뜨리고, ‘제임스’의 무리한 임무 수행으로 팀원들간의 갈등은 깊어져 간다. 숨막히는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 본국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킬 존’에서의 시간은 더디게만 흘러가는데… 제대까지 남은 시간 D-38. 과연 이들은 무사히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허트로커(The Hurt Locker, 2008)


   등장인물
 

제임스(좌측)와 샌본(우측), 폭발물 제거반 EOD의 선임 팀장이 폭탄 테러로 전사하자 새로 부임받은 제임스, 하지만 괴짜스러운 행동과 독단적인 모습으로 같은 팀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갈등만 고조되어 갑니다. 특히나 샌본과의 갈등이 이 이야기에서 가장 극에 달하게 되죠. 이 둘의 심리적갈등과 행동의 변화를 살펴 보는 것이 이 영화의 주된 재미(?)라고 할 수 있을듯 하네요.  


   Hurt Locker의 의미?...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은 ‘허트 로커(HURT LOCKER)’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설명하며 또 다른 해석을 덧붙였다. 그녀는 ‘허트 로커’라는 단어 자체의 본질적 의미보다는 영화를 보는 사람마다 각자의 해석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제임스 중사 역의 주연 배우 제레미 레너 역시 그 의미에 대해 “여러 사람에게 여러 가지의 의미가 된다”는 대답을 했다고. 결국, ‘허트 로커’의 의미는 각자 사람들이 자기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괴로움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람마다 그 괴로움과 고통이 제각각일 것이다. 라는 군요....뭐 각자 영화를 보고나서의 감상이 Hurt Locker의 의미이겠죠. 해석은 관객 한명 한명마다 다 다를테니까요...


   예고편
 

 



개인적으로 한국개봉을 위해 제작된 예고편은 별로...마음에 안드네요.공식 트레일러를 가져오고 싶은데 유투브에서 담아오기가 불가능 하군요. 약간의 사이트 광고가 들어간 녀석으로 올려봅니다. 트레일러의 느낌이 상당히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야기
 

segment 1
        '화려한 전쟁영화?...' 

예고편만 보곤 무언가 화려하고 다이나믹한 전쟁씬을 기대하시는 분들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허트로커도 역시 전쟁영화기는 합니다만 라이언 일병구하기나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BOB 시리즈와는 느낌이 다릅니다. 총격전도 나오고 폭탄이 펑펑 터져 대는 장면도 나오니 액션 전쟁 장르라고 봐도 틀린건 없겠지만 여타 다른 화려한 전쟁영화와는 다른 무언가 정적이고, 긴장하게 만들며, 전쟁에 임하는 그들의 마음을 한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segment 2
        '어떻게하면?...' 


"몇개의 폭탄을 해체 했나?" "837개 입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폭탄을 그렇게 해체할수 있지?" 라고 물어보는 대령의 말에 그가 하는 대답은 "죽지 않으면 됩니다"라는 말로 대답합니다. 황당하지만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긴 하죠. 전쟁에서 가장 어렵고 대단한건 혁혁한 공을 세우는 것도 아니고 적을 많이 죽이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 살아 남는다라는 간단한 그것이죠...죽지 않으면 됩니다. 라는 말이 자꾸 머리속에서 맴도네요. 죽지 않는다라...



segment 3
        '전쟁이 만드는 두려운 현실...' 

제임스와 샌본은 폭탄을 해체하는 EOD의 대원입니다.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 제임스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인해서 샌본과 마찰을 겪게 되죠. 샌본은 제임스가 폭탄을 향해서 거침없이 다가가고 두려움도 없는듯 행동하는 것을 보며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됐던(?) 임무에 독단적으로 분대를 지휘해서 다가갔다가 부상을 입은 대원 역시 그에게 독설을 퍼붓습니다. 자신의 아드레날린 분비를 위해서 위험에 뛰어든다며 미친놈 취급을 하죠.

하지만 술에 취해서 방호헬멧을 쓰고 침대에 오르는 모습이나, 테러리스트들에 의해서 죽임을 당한 뒤, 몸 내부에 폭탄을 장착당한 꼬마 아이를 보며 고통스러워 하고 방황하는 모습... 온 몸에 시한폭탄을 두르고 제발 자신을 구해달라고 외치는 사람을 구출해 보려 노력하지만 이내 그를 구출 할 수 없자 미안함이 담긴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구해줄 수 없다고 외치는 장면에선 그의 마음이 어떨지 전해지는 듯 했습니다.  그는 미치광이 전쟁광이 아니라 그 역시도 전쟁에 의해서 많이 고통받고 피폐해진 한 인간이었던 거죠.




민간인들에게 "이 지역은 위험하니 피해라~" 라고 말하던 군의관...코 앞에 놓여있던 폭탄에 의해 흔적도 찾을 수 없게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저 평범하게만 보였던 그들 사이에 폭탄테러범이 섞여 있었던 거죠. 이렇게 군의관의 죽음을 목격한 분대원들은 심리적 혼란 상태에 빠지게 되죠.
 
평범한 듯 보이는 사방에 모든 사람들이 모두 적으로만 보이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험한 전쟁터에서의 24시간은 언제나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그려지고, 그런 상상할 수도 없는 괴로움이 그들과 함께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그들의 고통이 이해가 되는듯 했습니다.

영화 마지막의 괴로움에 나약해져가며 전쟁터를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샌본...
신속한 판단과 과감성으로 전쟁터에서 살아남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지만 마트에서 시리얼 하나 고르는 것에서도 머뭇거리게 되는 제임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아들에게 "니가 나이가 들면 지금 니가 좋아하는 것들도 더 이상 특별하지 않아...그리고 내 나이쯤 되면 너에게 의미가 있는건 한두가지로 줄어들꺼야...내 경우엔 하나뿐이지.." 
라고 말하며 전쟁터로 복귀하는 그의 모습에서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 (The rush of battle is often a potent and lethal addiction, for war is a drug)" - 크리스 헷지스 (Chris Hedges) 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허트로커(The Hurt Locker)...그저 화려한 전쟁영화라고만 생각하고 봤는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여러분도 아직 안보셨다면 한번쯤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