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 후기, 내 첫 출근을 떠올리게 한 따뜻한 영화..

Posted by Casker
2015. 10. 5. 21:23 문화생활/영화

The Intern "인턴"을 보고 왔다. 앤 해서웨이를 좋아해서, 영화 개봉 소식을 듣고는 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고, 얼마 전에 극장에 다녀왔다. 경험이 많은 70세의 인턴(로버트 드 니로)와 열정많은 30세 CEO(앤 해서웨이)의 이야기라 즐거운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아 많이 기대가 됐다. 아니 사실 앤 해서웨이가 이쁘게 나올지가 더 기대 됐다.

 줄거리 (출처: Daum 영화)

프라다 입은 악마를 벗어난 '앤 해서웨이', 수트 입은 70세 인턴 '로버트 드 니로'를 만나다!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앤 해서웨이). TPO에 맞는 패션센스, 업무를 위해 사무실에서도 끊임 없는 체력관리, 야근하는 직원 챙겨주고, 고객을 위해 박스포장까지 직접 하는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 한편, 수십 년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나이만큼 풍부한 인생경험이 무기인 만능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을 인턴으로 채용하게 되는데..





 보러 가자!!

 

상영관에 입장하기 전에 小 사이즈 팝콘과 콜라를 주문했다. 혼자 보는 영화를 가끔 즐기는데 집중도 잘되고 예약도 편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아무래도 누군가랑 함께 보는거보단 뭔가 심심하다. 그리고 극장의 영화 시작 전 광고가 너무 길어서 이런거라도 사가지 않으면 멀뚱히 앉아 있어야 돼서 더 사게 되는 것 같다. 이런 거 원가가 천원도 안한다던데...(원가 생각하면 먹을 수 있는게 뭐가 있겠냐만..)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 그리고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인생 그래프!! 뭐 모든게 담긴건 아니지만 이렇게 간략하게만 봐도 두 배우의 조합이 참 독특했다. 게다가 이렇게 나이가 들어도 멋지게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드 니로의 매력 또한 다시금 느껴졌다. 앤 해서웨이는 여전히 예쁘고!! 
(두 배우의 얼굴에서 자꾸만 보이는 주름은 세월을 실감케 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우왕 이쁘다!! 하고 봤는데, 그 뒤로 다크나이트에서도 약간 나이는 들었지만 ...이번엔 쬐금 더 들었다.ㅠ)

외국의 근무 환경이 어떤진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뭔가 프리하고 개방적으로 된 회사의 모습에서 이렇게 깔끔한 환경에서 일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드라마들 보면 뭔가 답답한 느낌인데, 책상들에 칸막이로 틀어막혀 있어서 그런가...?...(근데 다시 생각해 보니 일 할 때, 너무 오픈 되어 있어도 불편하겠다. 상사들이 뒤에서 쳐다보거나 하면 괜히 부담스럽고 일도 더 잘 안되던데...이건 내 성격 탓인가.)


웃는 모습들이 참 좋다. 나이가 들어도 멋지다.


포스터의 차이가 크지 않다. 외국 포스터랑 우리나라 포스터랑 갭이 좀 큰 편인데, 이 영화는 아무래도 둘의 관계가 이야기의 주축이다보니 이렇게 표현 한 것 같다. 우리 나라 포스터가 좀 더 깔끔한 느낌이다.


 보고나서...  

퇴직 후, 공허해 하는 벤의 모습을 보며 최근 뉴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퇴직 후의 삶에 대한 두려움을 생각해 보게 됐다. 영화 밖, 현실 속에서는 나이가 들면 쓸모가 없고 할 수 있는게 없을거란 생각들이 많고, 시니어 일자리만 검색해 봐도 온통 경비원, 청소부, 택배기사 같은 직종에만 한정되어 있다. 나이들어 가는 것이 죄가 되는냥 여겨지는 현실의 모습.

영화 속에서 벤은 우연히 발견한 시니어 인턴 자리에 도전하고 자신의 경험과 따뜻한 마음, 매너로 주변의 호감과 믿음을 받으며 미소짓게 만드는 결말을 보여준다. 줄스 역시 일과 가정 두마리 토끼를 잡지 못해서 힘들어하고, 벤과 그런 일들을 공유하고 털어놓으면서 위로 받고 극복해 낸다. 

따뜻함과 훈훈함, 미소, 배려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이 영화를 통해 2시간 동안 힐링을 받으며 크레딧이 올라갈 즈음엔 빡빡하고 수직적인 한국 사회를 살면서 가지게 되는 메마른 마음이 촉촉하게 적셔진 채로 흐믓하게 웃으며 나올 수 있는 영화였다. 다시 한번 보고 싶어지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하기 전에 설레여 하는 벤의 모습 이었다.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고 옷을 미리 준비해 두고, 늦지 않기 위해서 알람시계를 두개나 맞추는 모습... 그 모습에서 몇 년 전, 나의 첫 출근 날이 떠오르기도 했다. 나도 그렇게 두근두근 설레임 반 두려움 반의 모습이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