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내리는 날엔 따뜻한 커피 한잔을....
어제 밤, 일기예보에서 눈이 내린다고 했지만 별로 믿고 있진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현관 문을 열고 '눈 오나?' 하고 밖을 바라 봤는데...
눈은 커녕 비도 내리지 않고 있었다. '아 역시 낚였군...' 하고 집에 들어와 있었는데...친구로부터 "야 눈온다...엄청 오네.."라는 문자가 날아왔다. 창문 밖을 보니 정말 펑펑 눈이 쏟아지더라.
쏟아지는 눈을 보니 왠지 여자친구가 보고 싶어졌다. 커피숍에 마주 앉아 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며 따뜻한 커피가 한잔 하고 싶었단게 그 때의 정확한 마음이었다.무작정 가방을 들쳐메곤 집을 나섰다. 지하철에 몸을 싣고서야 여자친구에게 "커피 한잔 할래?" 하고 연락을 했다. 바빠서 안된다는 대답이 돌아올 수도 있고 못 만날수도 있었지만 왠지 그땐 무작정 만날 수 있을거 같단 느낌이 들었다.
펑펑 쏟아지는 눈을 보며 이 눈들이 내가 도착할 때까지만 쭉 내려줬으면 하고 바랬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내린 세상은 눈이 말끔히 그쳐있었다. 길 위의 눈은 녹아서 질퍽거리고 내가 예상한 그런 느낌과는 많이 달랐다. 기온은 많이 떨어져서 많이 추워졌고...많이 아쉬웠다. 솜 같이 하얀 눈이 내려주길 바랬는데...
비록 다 그치긴 했지만 하얗게 쌓인 눈은 참 예쁘구나...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도착했다고 연락을 할까 하다가 왠지 보채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서 있자니 몸이 너무 차가워지는듯 해서 몸 좀 녹일 겸, 약속 시간까지 남은 20분 정도 주변을 잠시 걸으면서 간만에 셔터도 좀 눌러봤다.
간만에 발사진 다수 제작...
아무리 찍어도 사진은 늘질 않는구나
시들어 버린 꽃에 쌓인 눈을 보니 안쓰럽단 생각이 들었다. 괜시리 슬퍼졌다.
나 요새 왜 이러지...
하지만 금새 새하얀 눈에 이런 마음도 싹 덮여버렸다.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왔다갔다 하는게 이상하다.
조울증이라도 오는건가...
잠시 뒤, 여자친구를 만나서 카페베네에서 갈릭 치즈브레드에 아메리카노 한잔 하려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바깥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카페베네가 만석...-_-;; [장사 잘되는구나...] 그래서 차선책으로 주변의 다른 커피숍으로 향했다. 커피숍을 가려다가...시간을 보니 저녁을 먹을 시간이 다 돼서...커피 대신 밥을 먹기로 계획 수정..
눈에 띄는 근처 도시락 집에서 간단하게 한끼 해결...
금새 배가 불렀지만...애초부터 커피가 먹고 싶었기에 부른 배를 두드리며 근처 커피숍으로 이동했다. 포만감과 입 안에 남아 있는 기름진 느낌을 지워내려 아메리카노 한잔.
옛날엔 무조건 달달한 카라멜 마끼야또만 먹었는데 요샌 왠지 쌉쌀한 아메리카노도 괜찮은 것 같다. 입맛이 점점 변해 가는거 같다. 물론 아직도 달달한 커피는 언제나 대 환영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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