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온 몸 가득히 소주나 채우고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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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 속 빛바랜 앨범을 보며 사진을 찍고 싶단 마음을 먹었고, 그 이후로 수년이 흘렀습니다. 아르바이트 해서 모은 돈으로 카메라를 샀고 잘 찍던 못 찍던 사진을 찍는다는 그 행위에 즐거움을 느끼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라다가 아머지가 쓰시던 필름 카메라를 잠시 써보며 조금 더 사진에 맛을 들이게 되었죠. 그러다가 결국엔 지금의 DSLR에까지 이르게 되었는데...돌이켜 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사진을 뒤적이며 잊고 지냈던 즐거운 기억에도 빠져보기도 했지만,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들도 함께 되살아나서 힘들어도 했었네요. 사진으로 남기기보단 기억으로 남아 천천히 흐려지고 잊혀지는게 어쩌면 더 좋을 법한... 그런 사진들을 보니 그저 몸과 마음이 모두 힘이 드네요. 보면 힘들기에 지워버리려 해도 차마 그럴 용기 조차도 나지 않고요. 당분간은 카메라라는 녀석에게 손도 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당분간이 일주일이 될지 한달이 될지 일년이 될지는...저도 아직 모르겠네요.
오늘은 그냥 온 몸 가득히 소주나 채우고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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